M은 대학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정신착란적인 증상과 피해의식, 환청 등의 증세를 보여 부모가 정신과에 억지로 데리고 온 경우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중고교 시절 동안 별 문제없이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고 겉으로 드러나는 특별한 문제가 없이 양순하게 학교를 다녔으며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별다른 갈등이 없는, 말이 없고 다소 내성적인 학생이었다. 부모님이 의사라서 M은 무난한 중산층 집안에서 성장했다.

M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말씀에 반항하는 일 없이 시키는 대로 잘 따르던 학생이었다. 부모님은 모두 일류대학을 나온 엘리트에 좋은 직장까지 가지고 있어서 누가 봐도 모범적이었으며 성격적으로 특별한 결함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가족 내부에서는 이미 여러 가지 문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부부간의 묘한 권력싸움이 수년간 알게 모르게 있어왔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M은 눈치를 보며 조용히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또 M의 부모는 자신들이 일류대학을 나왔으므로 자식 또한 일류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논리를 강요하면서 왜 공부를 해야 되는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M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언제나 부모가 일방적인 지시와 훈육만 할 뿐이라서 M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학교와 집 그리고 학원만 왔다 갔다 하며 공부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M이 가끔 힘들다고 말을 하면 부모는 그 얘기를 들어주기는커녕 네가 뭐가 힘들게 있냐고 오히려 화를 냈고 M이 반박하지 못하도록 말로서 눌러버리는 등, M의 스트레스는 풀릴 틈이 없이 계속 안으로만 쌓이게 되었다. 부모 서로 간에도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M에게도 애정표현이나 칭찬 등의 따듯한 말을 해주는 경우 또한 거의 없었다.
이렇게 M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하이 부모의 욕심과 소유욕, 자녀의 심정과 무관한 일방적 태도, 부부간의 안 보이는 알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게 되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아보는 새로운 경험도 하지 못한 까닭에 M은 점점 내성적이 되어 공부는 잘하고 예의는 바르지만 별 특징도 개성도 없는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다.

고3 내내 열심히 공부한 덕에 M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입학의 기쁨도 잠시, 지금까지 자신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가 대학교하는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자 M은 ▷대학에 다녀서 무엇하나??, ▷나는 누구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을 고민하면서 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었다. 사춘기 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전혀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은 장래의 직업과 미래의 구체적 소망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인간관계를 넓히고 지식을 쌓아가고 있을 중요한 시기에 M은 갑작스럽게 닥친 혼란스러움을 벗어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M은 한 여학생을 사귀게 되었다. 힘든 시기에 마음을 의지할 대상이 생긴데다가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터라 M은 정신없이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녀는 M을 부담스러워하면서 결별을 선언하였고, 처음으로 온 마음을 다 바쳤던 그녀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충격을 받은 M은 갑자기 정신 착란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내가 예수이다?, ▷나는 슈퍼맨이다?라고 과대망상을 하거나 ▷누가 나를 죽이려 한다? 면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다가 마침내 환청까지 호소하게 되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에서 공부만 해오다가 강력한 친밀관계인 애정관계에서 거절당하는 좌절감에서 온 충격으로 정신방어기제가 깨지면서 정신병이 발병하게 된 것이다.

M은 현재 학교를 휴학하고 엑소더스 프로그램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많은 호전을 보이고 있다. 부족했던 사회적 대인관계 능력이 증진되었고 외곬수적이며 고지식한 성격과 경직된 흑백논리적 사고방식이 점차 개선되어 자아의 능력이 성장해가면서 점차 성숙한 인격 조로 이행 중이다.
대개의 경우 정신분열증을 앓고 난 후에는 2차적인 성격장애(자폐적 성격 혹은 분열증적 성격) 가 남게 되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데, M의 경우는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망상적 생각과 그에 따른 부적절한 행동과 감정 양식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자신의 욕구를 지나치게 억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함으로써 병을 앓고 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현재 M은 복학 후 1년여 동안 무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여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삶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